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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TV칼럼] 내 마음의 골방에서 발견된 낡은 형틀

김의선 목사 기자
작성일 2026-09-02 07:10

본문

예루살렘의 오랜 흙먼지 속에서 2,600년의 잠을 깬 작은 점토 형틀 하나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고고학자들이 정성껏 흙을 털어내자, 고대 유다 여인의 정교한 얼굴과 곱슬머리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냈습니다. 이 형틀은 그 옛날 예루살렘의 이름 모를 장인이 수많은 우상 인형을 찍어내기 위해 사용했던 도구라고 합니다. 선지자들이 눈물로 외쳤던 하나님의 경고를 뒤로한 채, 백성들이 저마다의 신을 빚어내던 시대의 쓸쓸한 유물입니다.

이 뉴스를 접하며 문득 제 마음의 풍경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제 마음의 가장 깊고 은밀한 골방에도 먼지를 뒤집어쓴 낡은 형틀이 하나쯤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우리는 더 이상 흙으로 신상을 빚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성공’이라는 이름의 형틀로 내일의 안녕을 찍어내고, ‘인정’이라는 형틀로 다른 이의 찬사를 구걸하며, ‘안정’이라는 형틀로 하나님의 모험적인 부르심을 외면하곤 합니다. 심지어 ‘경건’이라는 형틀을 만들어, 스스로의 종교적 열심을 하나님보다 더 사랑하는 우상으로 섬기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은 눈에 보이지 않기에 더욱 교묘하고 강력한, 우리 시대의 우상입니다.

C.S. 루이스의 명저 『천국과 지옥의 이혼』에는 천국의 문턱에 이르렀지만 끝내 자신의 작은 우상을 포기하지 못해 지옥으로 돌아가는 영혼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들에 대한 집착적인 사랑을 ‘모성애’라는 거룩한 이름으로 포장했던 어머니, 자신의 예술가적 명예를 하나님의 영광보다 더 소중히 여겼던 화가, 끊임없이 불평하는 습관 자체가 되어버린 여인. 그들은 모두 천국의 영원한 기쁨보다 손에 익은 자신의 낡은 형틀을 차마 놓지 못했습니다. 그 형틀이 자신을 파괴하는 우상임을 깨닫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오늘, 주님께서 우리 각자의 마음을 발굴하도록 초대하시는 것 같습니다. “네 마음의 ‘키슐레(고대 감옥 유적지)’에는 무엇이 묻혀 있느냐?”고 물으십니다. 오랫동안 당연하게 여겨왔던 욕망, 버리지 못하는 쓴 뿌리, 하나님보다 더 의지하는 삶의 방식은 무엇인지 조용히 살펴보기를 원하십니다. 이 작업은 때로 고통스럽고 부끄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절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죄를 들추어 정죄하기 위함이 아니라, 깨끗하게 하시고 새롭게 빚으시기 위해 빛을 비추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선지자 에스겔을 통해 이렇게 약속하셨습니다. “맑은 물을 너희에게 뿌려서 너희로 정결하게 하되 곧 너희 모든 더러운 것에서와 모든 우상 숭배에서 너희를 정결하게 할 것이며 또 새 영을 너희 속에 두고 새 마음을 너희에게 주되 너희 육신에서 굳은 마음을 제거하고 부드러운 마음을 줄 것이며 또 내 영을 너희 속에 두어 너희로 내 율례를 행하게 하리니 너희가 내 규례를 지켜 행할지라” (에스겔 36:25-27). 우리 힘으로는 결코 깨뜨릴 수 없는 낡고 완고한 우상의 형틀을, 주님께서는 성령의 능력으로 부수시고 부드러운 새 마음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오늘 그 은혜의 손길에 우리 자신을 온전히 내어 맡기는 하루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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