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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TV칼럼] 아무도 보지 않는 자리에서

김의선 목사 기자
작성일 2026-06-15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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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된 하루를 마치고 텅 빈 방에 홀로 앉아 있을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걸까? 이 수고와 눈물을 누가 알아주기는 할까?’ 세상의 스포트라이트는 언제나 1등에게만 향하고, 사람들의 환호는 가장 빨리 달리는 선수에게만 쏟아집니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뒤처진 자신을 보며 낙심하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것 같은 외로움에 지치곤 합니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마라톤의 마지막 주자, 찰스 올멘 선수의 이야기는 그런 우리에게 조용한 위로를 건넵니다. 그는 1등보다 1시간 14분이나 늦게 결승선에 들어왔습니다. 시상식은 이미 끝났고, 관중석은 텅 비어 있었습니다. 어쩌면 그의 완주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처럼 보였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42.195km를 끝까지, 자신의 힘으로 완주해냈습니다. 그의 달리기는 메달을 위한 것이 아니라, 완주 그 자체를 위한 경주였습니다.

영국의 소설가 조지 엘리엇은 그녀의 대표작 『미들마치』의 마지막 문장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세상의 선이 조금씩 자라나는 것은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행동들에 힘입은 바가 크며, 당신과 내가 겪는 불행이 그나마 최악이 아닌 것은, 수많은 이들이 충실하게 숨겨진 삶을 살다가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무덤에 묻혔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매일 아침 일어나 가족을 위해 밥을 짓는 어머니의 수고,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정직하게 자신의 업무를 감당하는 직장인의 성실함, 남몰래 이웃을 위해 기도하며 눈물 흘리는 성도의 섬김. 이런 것들은 뉴스에 나오지도 않고, 누구의 칭찬을 받지도 못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 모든 순간을 보고 계십니다. 우리의 작은 신음에도 귀 기울이시며, 우리의 숨겨진 눈물을 그분의 병에 담고 계십니다.

혹시 지금 텅 빈 경기장을 홀로 달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드십니까? 괜찮습니다. 가장 위대한 관중이신 하나님께서 당신의 레이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고 계십니다. 세상의 박수 소리가 들리지 않아도, 그분의 따뜻한 눈빛과 격려의 음성이 언제나 당신과 함께함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며, 순위가 아니라 완주입니다. 오늘도 믿음의 경주를 계속해나가는 모든 분들을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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