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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TV칼럼] 내 마음 가장 깊은 곳의 형틀

김의선 목사 기자
작성일 2026-08-27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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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의 오랜 흙먼지 속에서 2,600년 전의 작은 점토 형틀 하나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정교한 곱슬머리와 뚜렷한 이목구비를 가진 여성의 얼굴을 찍어내던 틀이라고 합니다. 고고학자들은 이것이 당시 유다 땅에 만연했던 우상 숭배의 증거라고 설명합니다. 흙을 빚어 틀에 넣고 찍어내면, 똑같은 모양의 우상이 수없이 만들어졌을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신, 손에 잡히는 안정을 갈망했던 고대인들의 마음이 작은 형틀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합니다.

이 뉴스를 접하며 문득 제 마음속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과연 내게는 저런 형틀이 없을까. 비록 흙으로 빚은 우상을 섬기지는 않지만, 나 역시 내 마음 가장 깊은 곳에 나만의 ‘형틀’을 숨겨두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성공’이라는 이름의 형틀, ‘안정’이라는 이름의 형틀, ‘인정’이라는 이름의 형틀 말입니다. 세상이 정해놓은 기준에 맞춰 내 삶을 찍어내고,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을 보며 안도하고 기뻐하는 모습이 고대인들의 우상 숭배와 무엇이 다를까 하는 생각에 잠깁니다.

C.S. 루이스는 그의 명저 『천국과 지옥의 이혼』에서 천국의 문턱에 선 유령들이 지상에서의 집착과 자기애를 버리지 못해 결국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는 모습을 그립니다. 한 유령은 작은 도마뱀(정욕)을 어깨에서 떼어내지 못하고, 다른 유령은 자신의 학문적 명예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합니다. 그들이 그토록 소중히 여겼던 것들이 바로 그들의 영혼을 옭아매는 우상이자, 천국의 실재를 받아들이지 못하게 막는 ‘형틀’이었던 셈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시내산에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이렇게 명령하셨습니다. “너를 위하여 새긴 우상을 만들지 말고 또 위로 하늘에 있는 것이나 아래로 땅에 있는 것이나 땅 아래 물 속에 있는 것의 어떤 형상도 만들지 말며 그것들에게 절하지 말며 그것들을 섬기지 말라” (출애굽기 20:4-5a). 이 말씀은 단지 나무나 돌로 만든 형상을 향한 경고가 아닙니다. 창조주 하나님의 자리에 다른 어떤 것을 올려놓으려는 우리 마음의 경향성에 대한 엄중한 경고입니다.

오늘, 예루살렘에서 발견된 작은 형틀 앞에서 조용히 제 마음을 살펴봅니다. 혹시 내가 만든 성공의 형틀에, 행복의 형틀에 하나님을 끼워 맞추려 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봅니다. 어떤 형틀에도 담길 수 없는 무한하신 하나님, 우리의 기대를 뛰어넘어 가장 선한 길로 인도하시는 그분께 제 삶의 모든 주도권을 내어드리는 기도가 필요한 저녁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마음속에는 어떤 형틀이 자리하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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