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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TV칼럼] 작은 등불 하나의 무게

김의선 목사 기자
작성일 2026-08-22 07:10

본문

세상은 거대한 담론과 사건들로 가득합니다. 국가의 정책과 예산을 논하는 심포지엄, 전쟁의 포화 속에서 민족의 정체성을 찾는 몸부림, 거대한 신학적 논쟁과 이념의 충돌까지. 이런 소식들 앞에 서면,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무력감에 휩싸일 때가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18개국에서 온 32명의 유학생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는 작은 기사를 보았습니다. 세상의 큰 흐름을 바꾸지는 못할지라도, 낯선 땅에서 학업을 이어가는 청년들의 삶에 따뜻한 온기를 전해준 귀한 섬김입니다. 이 소식은 우리에게 중요한 사실 하나를 일깨워 줍니다. 하나님 나라의 역사는 종종 세상의 스포트라이트가 비추지 않는 작은 자리에서, 이름 없는 이들의 조용한 헌신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나치 치하의 네덜란드, 시계 수리공이었던 코리 텐 붐(Corrie ten Boom) 여사와 그녀의 가족 이야기를 떠올립니다. 그녀의 자서전 『주는 나의 피난처(The Hiding Place)』에 담긴 이야기는 감동 그 자체입니다. 그들은 군대를 조직하거나 정치적 운동을 벌이지 않았습니다. 그저 자신들의 작은 집에 비밀 공간을 만들어, 죽음의 위기에 처한 유대인들을 숨겨주었습니다. 발각되면 온 가족이 죽을 수 있는 끔찍한 위험 속에서도, 그들은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말씀을 따라 행동했습니다. 그들의 집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작은 등불이었고, 수많은 생명을 구하는 피난처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 역시 영적으로 어둡고 혼란스럽습니다. 거대한 악의 구조와 싸우기에는 우리 자신이 너무나 작고 연약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우리에게 세상을 한 번에 뒤집으라고 요구하지 않으십니다. 다만, 각자의 자리에서 작은 등불이 되라고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겨지지 못할 것이요 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 아래에 두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 두나니 이러므로 집 안 모든 사람에게 비치느니라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 (마태복음 5:14-16).

오늘, 당신의 자리에서 켤 수 있는 작은 등불은 무엇인가요? 따뜻한 말 한마디, 도움이 필요한 이에게 내미는 작은 손길, 외로운 이를 위한 진심 어린 기도. 그 작은 빛들이 모여 세상을 밝히고,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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