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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의 위기인가, 소명의 위기인가

한국교회공보 기자
작성일 2026-08-19 07:10

본문

젊은 세대가 리더십을 기피한다는 델로이트의 보고서는 한국 교회에 심각한 경고음을 울린다. 스트레스, 과도한 책임, 워라밸 붕괴 등을 이유로 리더의 자리를 회피하는 현상은, 교회의 미래를 짊어질 차세대 지도력의 계승에 명백한 '빨간불'이다. 그러나 이 현상의 본질을 단순히 세대적 특성이나 사회적 트렌드로만 분석한다면, 우리는 문제의 핵심을 놓치게 된다. 이것은 리더십의 위기 이전에, '소명'의 위기다.

세상이 정의하는 리더십은 성공, 권력, 명예와 직결된다. 더 높은 자리, 더 많은 권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성공한 리더의 표상이다. 그러나 이러한 가치관은 필연적으로 과도한 경쟁과 스트레스, 그리고 일과 삶의 불균형을 낳는다. 젊은 세대가 기피하는 것은 바로 이 세상적 리더십의 그림자다. 문제는, 안타깝게도 많은 교회가 이러한 세상의 리더십 모델을 비판 없이 수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직분은 계급이 되고, 사역은 성과로 평가되며, 교회 성장은 목회자의 성공 척도로 여겨지는 풍토 속에서, 젊은이들은 교회의 리더십조차 세상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고 느끼는 것이다.

성경이 제시하는 리더십은 세상의 원리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리더십의 본질을 완벽하게 역설하셨다. 그분은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예수께서 불러다가 이르시되 이방인의 집권자들이 그들을 임의로 주관하고 그 고관들이 그들에게 권세를 부리는 줄을 너희가 알거니와 너희 중에는 그렇지 않을지니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마가복음 10:42-45).

그리스도의 리더십은 '군림'이 아닌 '섬김'이며, '권세'가 아닌 '희생'이다. 가장 높은 곳에 계신 분이 가장 낮은 곳으로 오셔서 종이 되시고, 마침내 자신의 목숨을 대속물로 내어주신 십자가야말로 기독교 리더십의 정수다. 나치에 저항했던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는 옥중서신에서 그리스도인을 '타자를 위한 존재(the man for others)'로 정의했다. 리더십은 자신을 위한 경력 목표가 아니라, 하나님과 공동체를 위해 자신을 내어주는 소명적 삶 그 자체여야 한다.

따라서 교회 지도력 계승 위기의 해법은 리더십의 부담을 줄여주거나 더 나은 보상을 제공하는 데 있지 않다. 해법은 교회가 먼저 세상의 성공주의를 회개하고, 십자가의 섬김과 희생이라는 기독교 리더십의 본질을 회복하는 데 있다. 기성세대가 먼저 말과 혀로만이 아닌, 행함과 진실함으로 그리스도의 종 된 리더십을 살아낼 때, 다음 세대는 비로소 그 십자가의 길을 두려움이 아닌 영광스러운 소명으로 받아들이고 기꺼이 그 뒤를 따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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