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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신의 자리에 오를 때, 비극은 시작된다

한국교회공보 기자
작성일 2026-07-18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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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에서 12세 미만 아동에 대한 안락사가 처음으로 시행되었다는 소식은 ‘미끄러운 경사길 이론(Slippery Slope Argument)’이 더 이상 이론이 아닌 현실의 참혹한 증거임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극심한 고통을 겪는 성인 말기 환자에게만 제한적으로 허용될 것이라던 안락사는, 그 경계를 허물고 정신질환자로, 노인으로, 그리고 이제는 자신의 의사를 명확히 표현할 수 없는 어린아이에게까지 그 칼날을 겨누고 있다.

이는 인간이 스스로 생명의 주인이 되려는 교만의 극치이며,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C.S. 루이스는 그의 저서 『인간 폐지(The Abolition of Man)』에서 과학과 기술을 통해 자연을 정복하려는 인간의 시도가 결국 인간성 자체를 파괴하는 길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인간이 자연을 정복하는 마지막 단계는, 인간이 다른 인간들을 자신의 의지대로 주무를 수 있는 힘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예견했다. 네덜란드의 이번 결정은 루이스의 경고가 현실이 된 씁쓸한 자화상이다. 한 생명의 가치를 ‘견딜 수 없는 고통’이라는 주관적 잣대로 평가하고, 그 생명을 끝낼 권리를 다른 인간에게 부여하는 순간, 인간은 더 이상 존엄한 존재가 아닌 처분 가능한 대상으로 전락하고 만다.

성경은 생명이 하나님께로부터 온 신성한 선물임을 분명히 선포한다. 인간은 그 생명을 자신의 소유물처럼 다룰 권리가 없다. 시편 기자는 하나님의 창조 섭리와 생명의 신비를 이렇게 노래했다.

“주께서 내 내장을 지으시며 나의 모태에서 나를 만드셨나이다 내가 주께 감사하옴은 나를 지으심이 심히 기묘하심이라 주께서 하시는 일이 기이함을 내 영혼이 잘 아나이다 내가 은밀한 데서 지음을 받고 땅의 깊은 곳에서 기이하게 지음을 받은 때에 나의 형체가 주의 앞에 숨겨지지 못하였나이다 내 형질이 이루어지기 전에 주의 눈이 보셨으며 나를 위하여 정한 날이 하루도 되기 전에 주의 책에 다 기록이 되었나이다” (시편 139:13-16)

어린아이의 생명을 앗아가는 것을 ‘자비’라고 포장하는 시대의 궤변 앞에서, 교회는 단호히 선언해야 한다. 생명의 시작과 끝은 오직 창조주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으며, 인간의 역할은 그 생명이 주어진 시간 동안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돌보고 사랑하는 것뿐이다. 고통을 제거하기 위해 고통받는 사람을 제거하는 것은 결코 해답이 될 수 없다. 참된 연민은 죽음을 돕는 것이 아니라,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아파하며 삶을 지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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