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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강도 신앙의 시대, 말씀의 깊이를 회복하라

한국교회공보 기자
작성일 2026-08-21 07:10

본문

현대 사회의 영적 지형도를 그리는 종교 사회학자들은 ‘저강도 종교(low-intensity religion)’라는 현상을 주목한다. 이는 깊은 헌신과 규범적 실천 대신, 순간의 감정과 필요에 따라 신앙을 ‘소비’하는 경향을 일컫는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시대적 흐름은 한국 교회 강단 아래까지 스며들어, 복음의 본질적 힘을 희석시키고 있다. 많은 신자들이 성경 읽기를 하나님과의 인격적 교제가 아닌, 하루의 과업처럼 ‘해치우는’ 모습은 바로 이 저강도 신앙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는 마치 존 버니언이 그의 자서전 『죄인 괴수에게 넘치는 은혜』에서 묘사한, 구원의 확신을 얻기 전 율법의 조문 아래 신음하던 자신의 모습과 같다. 그는 성경을 읽었으나 그 말씀이 심장을 꿰뚫는 살아있는 검이 되지 못하고, 자신을 정죄하는 차가운 법전으로만 다가왔던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의무감으로 쌓아 올린 경건의 탑은 작은 시험의 바람에도 쉽게 무너져 내린다. 오늘날 많은 성도들이 말씀을 읽고 기도하면서도 영적 공허함을 느끼는 이유는, 하나님과의 살아있는 관계가 아닌 종교적 의무의 목록을 채우는 데 급급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영적 풍토 속에서, 최근 웨일스 펨브룩셔의 방언으로 복음서가 번역되었다는 소식은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한 사람의 평생에 걸친 헌신은, 하나님의 말씀이 단지 지식의 대상이 아니라 한 영혼의 심장에 가닿아야 할 사랑의 언어임을 웅변한다. 이는 말씀에 대한 의무감이 아닌, 말씀을 향한 뜨거운 사랑과 그 말씀을 들어야 할 영혼에 대한 긍휼이 낳은 거룩한 열매다. 표준어로 된 성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장 친숙하고 정겨운 그들만의 언어로 복음을 전하려는 노력은 ‘저강도 신앙’이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깊이와 진정성을 보여준다.

한국 교회는 이제 신앙의 양적 팽창과 외형적 성장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말씀의 깊이를 회복하는 일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성도 한 사람이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인격적으로 그분을 만나고, 삶의 모든 영역에서 그 말씀에 순종하는 제자로 세워지는 것보다 더 시급한 과제는 없다. 의무의 돌무덤을 지나 생명의 말씀이신 예수 그리스도와의 인격적 만남으로 나아가야 한다. 교회의 강단은 다시금 말씀의 권위를 회복하고, 성도들의 가정은 말씀 묵상의 소리로 채워져야 한다. 그때에 비로소 한국 교회는 세속화의 파도를 이기고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의 사명을 온전히 감당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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