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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속 등대, 교회의 공적 책임과 내적 순결

한국교회공보 기자
작성일 2026-07-25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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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거대한 폭풍우에 휩싸인 듯하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는 역사상 최악의 산불이 대지를 삼키고 있고, 현대 사회의 광장에는 외로움이라는 전염병이 창궐하여 수많은 영혼을 고립시키고 있다. 국내에서는 22대 국회의 문턱에서 전통적 가치와 새로운 이념이 충돌하며 거친 파고를 예고한다. 이처럼 혼돈의 시대 한가운데, 한국 교회는 어디에 서 있으며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 교회는 폭풍우 치는 바다를 항해하는 이들을 위한 등대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등대가 제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빛이 순수하고 밝아야 한다.

등대의 내적 순결은 신학의 정초(定礎) 위에서 세워진다. 최근 불거진 신학 논쟁은 교회가 교리의 순수성을 지키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진리의 등불이 흐려지면 교회는 세상을 비추기는커녕 스스로 방향을 잃고 좌초할 위험에 처한다. 동시에, 교회의 내적 생명력은 사랑의 실천을 통해 확인된다. 미자립교회 다음 세대를 위해 여름성경학교 물품을 포장하는 손길, 필리핀 선교 현장에 라면 상자를 보내는 나눔의 마음은 등대의 빛을 밝히는 기름과 같다. 이러한 내적 순결과 사랑의 동력이 고갈될 때, 교회의 공적 외침은 공허한 메아리가 될 뿐이다.

내적으로 견고해진 교회는 필연적으로 빛을 세상으로 발해야 한다. 복음주의 미디어가 골방의 언어에 만족하지 않고 공적 광장에서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주장은 이러한 교회의 사명을 일깨운다. 또한, ‘거룩한 방파제’가 되어 시대의 악법을 막아서겠다는 결의는 교회가 세상의 소금으로서 부패를 막고 빛으로서 어둠을 밝혀야 할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이는 단순히 정치적 행위가 아니라, 하나님의 창조 질서와 진리를 수호하려는 영적 분투이다.

18세기 영국, 윌리엄 윌버포스는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노예무역 폐지를 위해 싸웠다. 그의 지치지 않는 투쟁의 동력은 클라팜 공동체(Clapham Sect)라는 신앙 동지들과의 깊은 교제와 기도, 즉 내적 경건에서 비롯되었다. 그는 교회의 경건이 사회 변혁의 가장 강력한 엔진이 될 수 있음을 삶으로 증명했다. 그의 삶은 내적 순결과 공적 책임이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사명임을 웅변한다.

한국 교회는 다시금 이 두 가지 사명을 함께 붙들어야 한다. 안으로는 진리의 말씀을 굳게 지키고 성도의 교제를 통해 사랑을 실천하며 등불의 기름을 채워야 한다. 밖으로는 그 빛을 높이 들어 길 잃은 사회의 방향을 제시하고, 거친 파도로부터 생명을 지키는 방파제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명하신 바를 기억해야 한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겨지지 못할 것이요 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 아래에 두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 두나니 이러므로 집 안 모든 사람에게 비치느니라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 (마태복음 5:14-16). 이것이 폭풍의 시대에 교회가 감당해야 할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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