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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세상, 교회는 어디에 서야 하는가

한국교회공보 기자
작성일 2026-08-25 07:10

본문

유럽 대륙을 집어삼키는 산불과 전쟁의 포화, 아프리카를 휩쓰는 질병의 공포는 오늘 우리 시대가 거대한 불길에 휩싸여 있음을 직시하게 한다. 불은 인류에게 온기와 생명을 주었지만, 동시에 모든 것을 잿더미로 만드는 파괴의 상징이기도 하다. 지금 세상은 파괴의 불길 앞에서 신음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교회는 무엇을 해야 하며 어디에 서야 하는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일각에서는 ‘일곱 산’을 정복하여 사회 모든 영역을 기독교적 원리로 통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선한 동기에서 출발했을지 모르나, 그 이면에는 신앙이 곧 모든 세속적 영역에서의 탁월함을 보장한다는 위험한 교만이 자리 잡고 있다. 이는 마치 로마 제국을 휩쓸었던 역병 앞에서 초기 기독교인들이 제국의 권력을 장악하려 애썼다고 말하는 것과 같이 역사와 신학을 오독하는 것이다. 역사학자 로드니 스타크가 그의 저서 ‘기독교의 발흥’에서 증언하듯, 당시 기독교인들은 권력을 탐하지 않았다. 대신 죽음의 공포 속에서 버려진 이웃들을 돌보고 섬김으로써 세상의 빛이 되었고, 그들의 희생적 사랑이 로마를 변화시키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었다.

오늘의 뉴스 속에서 우리는 이와 같은 참된 교회의 모습을 발견한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콩고의 절망적인 현실 속에서, 복음주의 NGO 활동가들은 자신의 생명을 걸고 이웃의 생명을 구하고 있다. 스위스 알프스의 니센 산 정상에 오른 목회자들은 세상을 호령하는 구호를 외치는 대신, 무릎을 꿇고 지역의 부흥을 위해 연합하여 기도했다. 이들의 모습이야말로 불타는 세상 속에서 교회가 감당해야 할 소금과 빛의 사명이다. 그것은 지배가 아닌 섬김이며, 군림이 아닌 희생이고, 정치적 구호가 아닌 간절한 기도이다.

우크라이나가 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오스트로흐 성경 출간을 기념하며 민족의 신앙적 뿌리를 되새기는 모습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 나라와 민족을 세우는 진정한 힘은 군사력이나 경제력이 아닌, 반석과 같은 하나님의 말씀 위에 설 때 주어진다. 한국 교회는 세속적 성공주의와 권력 지향적 신학의 유혹을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금 말씀의 기초 위에 서서, 고통받는 이웃의 곁을 지키며 겸손히 기도하는 교회의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 세상의 빛은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밝게 빛나기 때문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겨지지 못할 것이요 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 아래에 두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 두나니 이러므로 집 안 모든 사람에게 비치느니라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 (마태복음 5: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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