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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 남성 영웅 뒤에 숨겨진 여성들의 헌신과 신앙 조명

김형석 기자 기자
작성일 2026-07-24 09:00

본문

도서 표지

종교개혁의 역사는 마르틴 루터, 장 칼뱅, 울리히 츠빙글리와 같은 남성 개혁자들의 업적으로 주로 기억되고 있다. 이들의 저작과 사상이 후대에 전수되면서 여성들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간과되어 왔다. 그러나 성경은 “주 안에는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갈 3:28)고 선포하며, 종교개혁 역시 남성들의 헌신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님을 시사한다. 이러한 역사적 맥락 속에서, 레베카 밴두드워드(Rebecca VanDoodewaard)가 저술하고 이제롬 목사가 번역한 도서 『여성들의 종교개혁』(지평서원, 2020년 출간)은 종교개혁 시대를 살았던 여성들의 삶과 신앙을 조명하며 그들의 숨겨진 공헌을 드러낸다.

저자 레베카 밴두드워드는 복음 연합(The Gospel Coalition)과 리고니어 미니스트리(Ligonier Ministries) 등에 개혁주의 신학 관련 글을 기고하는 작가이자 프리랜서 편집자로, 역사신학 교수인 남편과 함께 블로그를 운영하며 신학적 글쓰기에 힘쓰고 있다. 그녀는 이 책을 통해 종교개혁을 이끈 여성들이 단순히 개혁자들의 아내나 조력자에 머물지 않고, 그들 스스로가 신앙의 주체로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음을 강조한다. 밴두드워드는 여성들이 세상 인구의 절반이자 교회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역사 속에서 그들의 역할이 간과되어 왔음을 지적하며, 페미니즘 역사가들의 왜곡된 시각에 맞서 성경적인 관점에서 여성의 역사를 재조명할 필요성을 역설한다. 또한, 교회가 가부장적 전통이나 해방신학에 치우치지 않고 성경이 제시하는 여성의 참된 모습과 역할을 역사적 본보기를 통해 배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성들의 종교개혁』에는 안나 라인하르트, 안나 아들리슈바일러, 카타리나 쉬츠, 마르가레트 블라우러, 마그리트 드 나바르, 잔 달브레, 샤를로트 아르발레스트, 샤를로트 드 부르봉, 루이즈 드 콜리니, 캐서린 윌로우비, 페라라의 르네, 올림피아 모라타 등 열두 명의 여성 종교개혁자들이 소개된다. 이들은 비록 오늘날 대중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루터, 칼뱅 등 당대의 위대한 개혁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희생적이고 헌신적인 신앙과 삶을 보여주었다. 밴두드워드는 이들이 문서로 기록될 만큼 영향력 있는 인물들이었음을 인정하면서도, 이 외에도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신앙을 지키며 종교개혁에 기여한 수많은 여성들이 있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밴두드워드는 이들 여성들의 공통적인 특징으로 △개신교 교회에 대한 헌신 △남편에 대한 헌신 △손님 대접에 힘쓴 점 △지적 능력을 청지기적으로 사용한 점 △용감했던 점 등을 꼽았다. 더 나아가 그녀는 이들의 삶에서 여덟 가지 교훈을 도출한다. 첫째,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주를 위한 삶을 멈추지 않았다는 점이다. 둘째, 다양한 정체성 속에서도 ‘그리스도의 제자’라는 변치 않는 정체성에 집중하며 살았다는 점이다. 셋째, 성경이 말하는 가정의 질서에 순응하며 하나님이 주신 은사를 충성스럽게 사용하여 하나님을 섬겼다는 점은 현대 페미니즘에 대한 성경적 대안을 제시한다. 넷째, 초대교회 여성들처럼 난민을 돌보고, 투옥된 이들을 구출하며, 도망자들을 숨겨주는 등 섬김의 본을 보였다. 다섯째와 여섯째, 주어진 재능과 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신실하게 하나님을 섬겼으며, 칼뱅, 루터 등과 서신을 주고받거나 변증하는 글을 쓰기도 했다. 일곱째, 맡겨진 사명을 다 마쳤을 때 하나님 품으로 돌아갔으며, 이는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이 삶의 분명한 목적을 잊지 않고 하늘의 백성으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해야 함을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이 여성들은 성경 지식이 풍성했고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를 통해 영적 강인함을 얻었으며, 이는 오늘날 성도들이 회복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임을 강조한다.

정통 신학계 관계자들은 밴두드워드의 저서가 종교개혁의 역사를 보다 균형 잡힌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며, 특히 여성들의 신앙적 유산을 재발견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한다. 또한, 이 책이 제시하는 성경적 가정관과 여성의 역할에 대한 통찰은 현대 사회의 다양한 가치관 속에서 혼란을 겪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중요한 지침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히브리서 기자가 언급한 ‘구름같이 허다한 증인들’(히 12:1) 중 하나인 종교개혁 시대 여성들의 삶을 통해, 오늘날 그리스도인들 역시 하늘 본향을 소망하며 주님을 위해 헌신하고 섬기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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