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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터 힐튼의 '완전함으로 가는 사다리', 영적 순례의 길 제시

김형석 기자 기자
작성일 2026-06-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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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영성 신학의 고전으로 꼽히는 월터 힐튼(Walter Hilton, d. 1396)의 저서 '완전함으로 가는 사다리(Scale or Ladder of Perfection)'가 국내에 소개되었다. 이 책은 14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신앙 안에서 영적인 완전함에 이르기 위한 여정을 제시하며 현대 독자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저자인 월터 힐튼은 14세기 영국의 신비주의 신학자로, 그의 생애와 사상은 당시 영성 신학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열쇠를 제공한다. 그는 캔터베리 대주교의 궁정에서 활동하며 신학적 깊이와 영적 통찰력을 겸비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힐튼은 당시 교회의 타락과 사회적 혼란 속에서 성도들이 흔들리지 않고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는 영적인 길을 제시하고자 이 책을 집필한 것으로 분석된다.

'완전함으로 가는 사다리'는 영적인 순례길을 비유로 들어 독자들을 이끈다. 책은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순례자의 여정을 통해 영적 성장의 과정을 설명한다. 순례자는 험난하고 위험한 길에서 도적이나 방해물에 부딪히지만, 올바른 길을 택하고 굳건한 믿음을 지킨다면 결국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한다.

힐튼은 이 순례길의 핵심으로 '개혁(reforming)'을 강조한다. 이는 단순히 과거의 죄를 회개하는 것을 넘어, 성례전을 통해 거듭나고 신앙의 기초 위에 굳건히 서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그는 '겸손(Humility)'과 '사랑(Love)'이라는 두 가지 덕목을 영적 성장의 필수 요소로 제시한다. 겸손은 자신을 무가치하게 여기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무한한 존재와 선하심을 바라볼 때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러한 겸손은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사랑의 열망을 더욱 깊게 만든다고 말한다.

책은 또한 영적인 여정에서 마주치는 유혹과 장애물에 대해 경고한다. 세상의 쾌락, 거짓된 가르침, 물질적 풍요 등은 순례자를 본질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으므로, 이에 흔들리지 않고 오직 하나님만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힐튼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영혼이 평화(Jerusalem)에 이르러 하나님과의 완전한 합일을 경험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

정통 신학계 관계자들은 힐튼의 저서가 중세 영성 신학의 정수를 담고 있으며, 특히 인간의 의지와 하나님의 은혜의 관계를 균형 있게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 다만, 일부에서는 그의 신비주의적 경향이 지나칠 경우 자칫 인간의 경험을 신학의 기준으로 삼을 위험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함으로 가는 사다리'는 시대를 초월하여 영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귀한 지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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