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내전 희생자, 개신교 여성의 삶과 죽음… ‘더 프로테스탄트’ 조명
김형석 기자
작성일 2026-09-03 07:00
본문

언론인 파코 니에블라는 스페인 북부 비고 시에서 1937년 5월, 임신 7개월의 몸으로 남편과 함께 처형된 자신의 할머니 안젤라의 이야기를 20년 넘게 추적해왔다. 그는 “기억을 잃는 것은 정체성을 잃는 것”이라며 역사적 기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니에블라의 할머니는 공화주의자이자 페미니스트, 그리고 개신교인이었다. 이웃들은 그녀를 ‘그 개신교 여성’으로 불렀지만, 가족들은 이 비극적인 사건에 대해 함구해왔다. 할머니의 사진과 아버지의 눈물은 니에블라가 사건을 파헤치게 된 계기가 되었다.
바르셀로나에 거주하는 니에블라는 갈리시아 지역을 오가며 민간 및 군사 기록 보관소를 조사하고, 할머니를 기억하는 이웃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 결과, 약 90년 전 발생한 사건에 대한 조사 과정을 담은 소설 ‘더 프로테스탄트: 푸른 눈, 붉은 심장’을 완성했다.
니에블라는 스페인 언론 ‘프로테스탄테 디히탈’과의 인터뷰에서 할머니의 이야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2002년 아버지의 70세 생신 때, 할아버지 품에 안긴 아버지의 사진이 담긴 그림을 선물했다. 아버지가 평생 처음으로 눈물을 흘리며 ‘부모님 묘에 꽃을 놓고 싶다’고 말씀하셨다. 그 순간, 아버지 안에 묻혀 있던 깊은 상처를 알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역사적 기억 찾기 운동이 막 시작될 무렵, 비고 지역의 관련 단체와 접촉하며 조사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1200km 떨어진 바르셀로나에서 비고까지 오가며 온라인 및 전화 조사를 병행하고, 1년에 두세 차례 현지를 방문하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할머니를 알았던 이웃들은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었지만, 정작 가족들은 고통을 피하기 위해 기억을 묻거나 억눌러왔다”고 덧붙였다.
조사 과정에서 결정적인 순간은 비고 연구소의 역사학자 조안 카를레스 아바드가 페롤 군사 기록 보관소의 한 문서를 찾아준 것이었다. 니에블라는 언론인 신분으로 접근을 요청해 문서를 입수할 수 있었다.
하지만 보수 신학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스페인 내전 당시 개신교인들에 대한 박해는 복잡한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단순히 정치적 이념이나 종교적 박해만으로 해석하는 것은 역사적 맥락을 간과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또한, 프랑코 정권에 대한 저항 과정에서 개신교 공동체의 역할은 긍정적인 측면도 있었으나, 당시의 정치적 상황과 사회적 갈등을 고려할 때 일방적인 평가보다는 다각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출처: Evangelical Focus | 원문 보기 →
기사 공유하기
추천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