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힘의 도구로 전락하는가? - 복음의 본질 왜곡 우려
김형석 기자
작성일 2026-05-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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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러한 수사는 기독교 신앙의 본질을 심각하게 왜곡한다. 푸틴의 러시아와 트럼프 시대 미국 민족주의에서 기독교는 분노, 권력, 군국주의를 앞세우는 정치적 종교로 변질되고 있다. 이는 이웃을 사랑하라는 성경의 핵심 명령을 무시한 채, 성경적 이미지만을 선택적으로 인용하는 행태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이 운동이 전쟁과 폭력을 미화한다는 것이다. 이들이 투영하는 기독교는 겸손, 화해, 자비, 평화 구축보다는 정복, 지배, 적대감, 문화적 생존에 더 초점을 맞춘다. 구약의 전쟁 서사는 강조되지만, 예수께서 원수를 사랑하고 나그네를 돌보며 화평하게 하는 자를 복되다 하신 가르침은 무시된다.
푸틴 정권 하에서 러시아 정교회와 크렘린의 연대는 정교회를 국가의 이념적 도구로 변모시켰다. 키릴 총대주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서구의 부패와 도덕적 타락에 맞선 ‘성스러운 투쟁’으로 규정하며, 러시아 군인들은 최전선에서 ‘인육 분쇄기’로 내몰리기 전 축복을 받는다.
이러한 현실을 가장 극명하게 상징하는 것은 2020년 완공된 모스크바 외곽의 ‘그리스도 부활 대성당’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의 승리 7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지어진 이 거대한 성당은 신성한 공간 안에 군국주의적 이미지를 직접적으로 엮어 러시아의 군사적 승리를 기념한다. 이는 회개가 아닌 국가 권력의 기념비이며, 기독교가 국가 신화에 흡수된 단적인 예다.
이러한 군사화된 영성은 기독교 윤리의 핵심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푸틴의 군대는 점령지 우크라이나에서 700개 이상의 교회 건물, 특히 침례교회들을 파괴하거나 손상시켰다. 모스크바에 복종을 거부하는 기독교 공동체는 정교회, 개신교, 가톨릭, 복음주의를 막론하고 적으로 취급받고 있다. 점령지에서는 목회자와 사제들이 납치, 고문, 투옥, 살해당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웃 민족에 대한 폭력을 정당화하는 ‘기독교’는 더 이상 진정한 기독교라 할 수 없다.
출처: Evangelical Focus | 원문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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