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언론협회, “종교지원정책 헌법적 정당성·형평성·투명성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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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무실, 식민지 행정 유산 아닌가”
예산은 불교 81.9%, 개신교 4.8%
문체부 종무실에 공개질의 답변 요청

한국기독언론협회(회장 노곤채)가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을 상대로 종교지원정책의 헌법적 정당성과 예산 집행의 형평성, 행정의 투명성에 대한 공개질의서를 발송했다.
협회는 지난 10일 문체부 종무실에 전달한 공개질의서를 통해 종무실의 존립 근거부터 종교예산 배분 구조, 특정 종교행사 지원 문제까지 총 6개 분야에 걸쳐 답변을 요구했다. 회신 기한은 오는 24일까지이며, 질의서와 회신 내용은 모두 공개할 방침이다.
협회는 “이번 질의는 특정 종교를 비판하거나 특정 종교에 대한 지원 확대를 요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헌법 제20조가 규정한 정교분리 원칙과 국민의 알 권리에 기초한 공적 검증 절차”라고 밝혔다.
협회는 질의서에서 종무실의 역사적 배경을 문제 삼았다. 해방 이후 정부가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의 종교 관리 체계를 사실상 계승해 특정 종단 중심의 종교행정을 운영해 왔으며, 종무실이 그 전담 부서 역할을 해왔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 연방대법원의 이른바 ‘레몬 테스트(Lemon Test)’를 언급하며 종무실의 각종 종교지원 사업이 세속적 목적, 종교 중립성, 국가와 종교 간 과도한 결합 금지 원칙에 부합하는지 사업별 설명을 요구했다.
협회가 가장 강하게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예산 배분의 형평성이다. 협회는 학계 자료를 인용해 현재 종무실 종교지원 예산 가운데 불교 관련 예산이 81.9%를 차지하는 반면 개신교는 4.8%, 천주교는 6.6%, 유교는 3.6% 수준이라고 밝혔다.
반면 2015년 통계청 종교인구 조사에서는 개신교가 44.9%, 불교가 35.3%, 천주교가 18.0%를 차지해 신도 비율과 예산 비율 사이에 큰 차이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종교 인구 비중과 지원 규모가 정반대로 나타나는 현상이 형평성 원칙에 부합하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2008년부터 2018년까지 종교문화시설 건립사업에 투입된 국고 2567억 원 가운데 약 68.6%가 불교계에 지원됐으며, 10·27 법난기념관 건립 사업에만 1,500억 원 이상이 투입된 점도 함께 거론했다.
협회는 특히 2027년 서울에서 개최 예정인 가톨릭 세계청년대회(WYD)에 대한 정부 지원 계획에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협회는 국비와 지방비를 포함해 약 500억 원 규모의 지원이 검토되고 있으며, 이미 준비 예산도 편성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종교행사에 대한 대규모 공적 재정 지원이 정교분리 원칙에 부합하는지 설명을 요구했다.
또한 2013년 부산에서 열린 세계교회협의회 총회와 2012년 세계복음주의연맹 관련 행사에 지원된 예산과 비교해 지원 규모 차이가 지나치게 크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올해 제정된 국제문화행사 지원 관련 법률이 특정 종교행사를 지원하기 위한 우회 입법이 아니냐는 시민사회의 의문도 함께 전달하며 향후 적용 대상 행사 목록 공개를 요구했다.
협회는 질의서에서 단순한 원론적 답변이 아닌 문항별 개별 답변과 내부 검토 자료 목록 제출까지 요구했다. 또한 기한 내 회신이 없거나 핵심 질의에 대한 답변이 누락될 경우 정보공개청구 절차를 진행하고, 회신 여부와 결과를 언론 및 학술세미나를 통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노곤채 회장은 “종무실은 상당한 규모의 예산을 집행하면서도 국민 다수에게 그 역할과 운영 방식이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며 “이번 질의는 특정 종교를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종교지원정책의 정당성과 투명성을 국민 앞에 설명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공개질의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의 답변 내용과 대응 방식에 따라 종교지원정책과 정교분리 원칙을 둘러싼 논의가 종교계와 학계, 시민사회 전반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